
첫 발을 내딛는 순간
통영 시내에서 차박 한 밤이 끝나고 아침에 일어나 가오치항으로 향했어요.
가오치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한 선실은 조용했고, 승선비 1인 7100원만 부담하면 바로 바다 위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금평항까지는 약 50분1시간이 걸렸고, 그 사이에 먹구름이 흐려 있었지만 비가 오지 않아 운전은 꽤 편안했어요.
도착하자마자 사량도의 멋진 경치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로 바로 이동했습니다.
여기서 느낀 건, 바다와 산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말로 다 못 표현할 정도였다는 점이에요.
사랑과 불모산의 작은 조각
가오치항에서 금평항까지 가는 여정 중에 사량도 아래 섬을 볼 수 있었어요.
새우깡이 길들여진 갈매기들이 주변을 떠다니며, 그 모습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죠.
그때 '사랑해요 사량도'라는 조형물이 눈에 띄었는데, 이곳은 정말 예쁜 사진 포인트가 많아요.
불모산과 살짝 드러난 출렁다리는 불안한 기분을 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도전 의욕이 솟구쳤습니다.
조금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사량도 아래 섬의 꽃밭이 반짝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수우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
버스로 수우도 전망대로 이동하려 했지만 주말에만 8시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택시를 타고 약 15분 걸어가야 했는데, 그 비용이 25000원이라 조금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수우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는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웠죠.
지리망산 숲길의 들머리를 넘어 첫 번째 조망터에 도착하면 돈지항을 멀리서 보는 기분이었어요.
그 풍경은 사진만 찍어도 감동적이라, 잠시 휴식 타임으로 삼았습니다.
사량도의 지리산 정상에서 만난 푸른 바다
지리산의 해발 397.6m를 정복한 뒤에 사료가 내려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정상에서는 통영의 다도해와 한려수도가 마치 물결처럼 펼쳐졌고, 섬들은 안개 속에서 반짝였습니다.
바람이 불면 머리 위로 부는 바위와 기암괴석들이 더욱 돋보였어요.
불모산 달바위를 오르는 도중에 남편은 혼자서 인증샷만 찍었고, 저는 우회로를 선택했습니다.
정상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360도 시야가 열려 마치 세계의 중심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철계단과 출렁다리에서 체험하는 스릴
사량도의 가장 위험하고 아찔한 철계단을 오르면서 내 심장은 빠르게 뛰었어요.
체감 각도가 거의 90도인 듯해, 아래로 내려갈 때마다 긴장감이 두 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절경은 이 모든 공포를 한 순간에 사라지게 만들었죠.
철계단을 지나 옥녀봉 출렁다리까지 가면 바람이 거세서 머무르기엔 조금 아쉬웠습니다.
출렁다리는 39m와 22m 길이를 가진 두 개가 있는데, 특히 첫 번째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 도전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