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첫 숨결이 느껴지는 황룡강 가을꽃축제
9월 중순, 광주에서 취재를 마치고 남은 반나절 동안 전남 장성으로 향했다. 평소에는 덜 알려진 작은 도시지만, 이번엔 한가득 빛나는 꽃과 함께 찾아온 황룡강이 그 어느 때보다 눈에 띄었다.
지금 이 순간 가을의 문턱에서 반짝이는 풍경이 펼쳐졌다. 황룡강은 옐로우시티처럼 사계절 내내 매력적이지만, 10월이면 마치 황금빛으로 물드는 듯한 장관을 선사한다는 소문을 듣고 가게 되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강변에 펼쳐진 꽃밭과 함께 흐르는 물소리까지 모두가 한 편의 시처럼 이어졌다. 여름이 끝나기 직전이라서 아직 핀 송이가 없었지만, 그 조용함 속에서도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때 생각나는 것은 바로 가을꽃축제라는 단어였다. 황룡강은 이미 2016년부터 가을 꽃 축제로 인정을 받아 왔으며, 백일홍천일홍코스모스 등 수억 송이의 가을꽃들이 한곳에 모인다.
나는 그저 눈앞에서 펼쳐지는 풍경과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기록하며, 향후 방문객에게 전해줄 이야기들을 메모했다. 이 작은 도시가 왜 가을의 보석이라고 불리는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축제 일정과 준비물 안내
황룡강 가을꽃축제는 2025년 10월 18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지역 주민들과 방문객이 모여 여운을 나누는 나들이 기간은 11월 초까지 이어진다.
이번 주말에는 문화공연, 전시행사,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함께 열려 꽃 구경 이상의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특히 음식 코너에서는 지역 특산품을 맛볼 수 있다니 기대가 절로 솟구쳤다.
이른 아침에 출발해 강변을 따라 걷는 것이 가장 좋으며, 여유를 갖고 차분히 산책하기 위해서는 12시간 정도 시간을 잡아 두면 충분하다. 길은 평탄하고 그늘막과 쉼터가 적절하게 배치돼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도 편리다.
방문 시 꼭 챙겨야 할 것은 가벼운 우산, 물 한 병, 그리고 손을 닦는 휴지. 비가 올 가능성은 낮지만 언제든 대비해 두면 좋다. 특히 강변에서는 갑작스런 기온 변화에 주의해야 한다.
축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하고, 사전 티켓 예약이 필요할 경우 조기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중에 방문한다면 축제가 이미 끝난 뒤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꽃과 함께 한가로워질 수 있다.
생태공원에서 느낀 가을의 향기
장성읍 중심부를 흐르는 황룡강 양쪽에 조성된 생태공원은 강이 주는 청량감과 함께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나는 여기에 들어서자마자 그저 평화로운 기분이 밀려왔다.
공원의 꽃밭은 아직 가을꽃들이 거의 피지 않은 상태였다. 코스모스는 새싹 정도, 백일홍은 한두 송이가 피어 있었지만, 대부분 초록빛으로 물든 잔디 위에 서 있었다. 이는 10월 중순이 되어야 진정한 화려함이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포토존과 벤치가 곳곳에 배치돼 있어 사진을 찍거나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하기 좋은 환경이다. 조형물은 책 모양으로 설계되어, 방문객들에게 가벼운 여유와 함께 색다른 시각적 재미를 제공한다.
산책로는 평탄하고 넓어 유모차나 휠체어 사용자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그늘막과 쉼터가 적절히 배치돼 있어, 한동안 강변을 따라 걷다 잠시 쉬고 싶다면 언제든지 손쉽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가을의 시작이라 부를만한 차분함과 고요함 속에서도 자연이 주는 작은 기적 같은 순간들을 찾아냈다. 그저 눈으로 보고 듣고, 마음속에 새기는 것이었다.
용작교와 팜파스가 선사하는 물빛 풍경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용작교는 황룡강을 가로지르는 상징적인 다리다. 그 위를 걷고 나면 강물과 바람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자연의 한 장난감 같은 느낌을 준다.
나는 다리에서 바라본 전경에 감탄했다. 강가와 함께 이어지는 산책로, 그리고 멀리 펼쳐진 산들의 윤곽이 눈 앞에 펼쳐졌다. 그 순간 가슴 속으로 부드러운 기운이 스며들었다.
다리 난간은 노란빛을 띠고 있어 옐로우시티의 이름과 잘 어울렸다. 이 따뜻한 빛깔이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주변에 흔들리는 팜파스와 바람결에 일렁이는 수크령은 비 이후 특유의 싱그러움을 전해 주었다.
강물은 불어나서 징검다리를 건너기 어려웠지만, 그 흐르는 소리와 촉촉한 공기가 오히려 자연의 생명력을 더 깊게 느끼게 해주었다. 물 위에 반사되는 햇빛이 눈부시면서도 차분함을 동시에 전했다.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한 걸음, 두 걸음 걷다 보면 가슴속의 불안과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는 단순히 아름다운 경관을 넘어선 정신적인 힐링이었다.
인공폭포와 그 뒤에 숨은 작은 동굴
용작교를 건너 조금 더 걸으면 눈앞에 커다란 인공폭포가 등장했다.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루며, 마치 산속의 폭포처럼 느껴졌다.
인공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나무와 암석이 어우러져 있어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았다. 물소리는 시원하게 떨어지고, 그 소리를 들으며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듯한 감각을 맛볼 수 있었다.
폭포는 매시간 정각에 시작해 50분 동안 가동되며 10분간 휴식한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이 규칙적인 리듬은 마치 자연의 심장 박동과도 같아 편안함을 주었다.
놀랍게도 폭포 뒤쪽에는 작은 동굴이 있었다. 물줄기를 따라 흐르는 빛 아래서 그 안으로 들어가면, 한껏 조용하고 서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순간적으로 차분함과 모험심이 동시에 자극되었다.
나는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강변으로 나아갔다. 물소리와 새벽의 시원한 공기 속에서 가을꽃 축제의 매력에 한층 더 몰입할 수 있었다.
힐링허브정원의 평온함과 작은 포토존
공원 끝자락에는 또 다른 다리가 있었고, 그 다리를 건너면 힐링허브정원이 펼쳐졌다. 허브향이 풍부하다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 대신 알록달록한 색채와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작은 테마공원처럼 보이는 이 공간은 프로포즈존까지 마련돼 있어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든 조형물이 포토존으로 활용되었으며, 사진 찍으면서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았다. 주변에 배치된 꽃 화분과 작은 정원은 한 편의 그림처럼 보였다.
나는 이곳에서 가을꽃 축제 전이후의 차이를 느꼈다. 아직 꽃들이 피기 전이라 조용하고 담백한 분위기가 돋보였으며, 이는 마음에 평온함을 가져왔다.
강변을 따라 걷는 발걸음은 여전히 가볍고 자연과 하나가 된 듯했다. 이곳에서 느낀 따뜻한 기운이 내 여행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해 주었다.
장성, 가을꽃 축제와 함께하는 힐링 타임
도심 속 작은 도시지만 황룡강은 매년 가을마다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나는 이곳에서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고 자연과 하나되는 시간을 보냈다.
가을꽃 축제 기간 동안에는 다양한 문화공연이 펼쳐져 관람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지역 특산품으로 만든 먹거리 코너는 입맛까지 만족시킨다.
행사장 주변의 포토존과 조형물은 사진 찍기에 최적이며, 그 자체로도 예술 작품이다. 이곳에서 찍은 사진은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황룡강을 방문하면 가을꽃 축제뿐 아니라 생태공원, 용작교, 인공폭포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있다. 이는 한 번의 여행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풍성함이다.
다음에는 꼭 10월 중순에 찾아가서 진정한 가을꽃 축제의 화려함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다. 그때까지 나는 이 기록이 내 마음속에 남아 따뜻한 기운으로 계속될 것이다.